사실을 들여다보면

시간대 경계가 지도에서 지그재그로 꺾이는 이유는 시계가 경도만 따르는 천문 규칙이 아니라 사람이 정한 사회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태양의 위치를 대략 반영하되, 나라와 도시가 함께 생활하기 편하도록 국경과 행정구역을 따라 조정합니다.

지구는 24시간에 약 360도를 회전하므로 단순하게 나누면 시간대 하나의 평균 폭은 경도 15도입니다. 이론적인 경계는 곧은 남북선이 되지만, 그 선을 그대로 쓰면 한 도시나 주, 경제권이 서로 다른 시계를 써야 할 수 있습니다.

19세기 철도와 전신이 널리 쓰이기 전에는 도시마다 태양이 가장 높이 뜨는 때를 정오로 삼는 지방시를 쓸 수 있었습니다. 이동과 통신이 빨라지자 수많은 시각표를 맞추기 어려워졌고, 넓은 지역이 같은 표준시를 공유하는 편이 유리해졌습니다.

그래서 각국 정부는 시간대를 법과 행정으로 정합니다. 경계는 주·도·군 같은 행정선이나 산맥과 강 같은 알아보기 쉬운 지형을 따르기도 합니다. 주민의 통근, 상거래, 방송과 학교 시간, 주변 지역과의 관계가 천문학적으로 곧은 선보다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모든 시간대가 정각 단위인 것도 아닙니다. 어떤 나라는 표준 자오선과의 관계나 국내 사정을 반영해 30분 또는 45분 차이를 택하고, 넓은 영토 전체가 하나의 시간을 쓰기도 합니다. 날짜변경선도 섬과 국가를 두 날짜로 가르지 않으려고 크게 굽습니다.

따라서 시간대 지도는 지구 자전의 과학 위에 정치와 생활의 선택을 얹은 지도입니다. 경계와 일광절약시간 규칙은 바뀔 수 있으므로, 실제 일정과 컴퓨터 시스템은 최신 시간대 자료를 사용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