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을 들여다보면

많은 세계지도에서 그린란드는 남아메리카와 비슷하거나 더 커 보입니다. 실제 남아메리카의 면적은 그린란드의 여덟 배가 넘습니다. 이 차이는 측량 실수가 아니라 둥근 지구를 평면에 옮기는 투영법의 선택에서 생깁니다.

구의 껍질을 찢거나 늘리지 않고 평평하게 펼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모든 세계지도는 면적, 모양, 거리, 방향 가운데 적어도 일부를 왜곡합니다. 무엇을 보존할지는 지도의 목적에 따라 달라집니다.

메르카토르 투영법은 경도선을 나란한 수직선으로, 위도선을 수평선으로 나타냅니다. 위도가 높아질수록 실제 지구에서 경도선 사이가 좁아지지만 지도에서는 같은 폭을 유지해야 하므로 동서 방향을 크게 늘립니다.

작은 모양과 각도를 유지하려면 남북 방향도 같은 비율로 늘려야 합니다. 그 결과 극지방에 가까울수록 면적 확대가 급격히 커지고, 높은 위도의 그린란드가 적도에 가까운 남아메리카보다 과장됩니다.

메르카토르가 틀린 지도라는 뜻은 아닙니다. 일정한 나침반 방향의 항로가 직선으로 나타나 항해에 유용했고, 웹 지도에서도 확대할 때 모양과 각도를 다루기 편합니다. 다만 세계 면적 비교에는 맞지 않습니다.

면적을 비교하려면 등적도법을 쓰면 되지만 그 대신 대륙 모양이 늘어나거나 눌립니다. 완벽한 평면 세계지도는 없으므로, 지도를 읽을 때는 투영법이 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희생했는지 함께 봐야 합니다.